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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달라야 한다' 굳은 의지, '엽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승엽 [IS 잠실]

'엽의 전쟁'에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웃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KBO리그 홈경기에서 9-5로 이겼다. 정규시즌 초반 중하위권(7위)에 머무르고 있는 두산은 주중, 주말 3연전을 모두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장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주초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승 1패로 잘했다. LG전 승리는 (라이벌팀을 꺾은) 프리미엄까지 있다"라며 승리를 기대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난해와 달리 중위권에서 힘겹게 버티는 중이었다. 양 팀 사령탑 모두 1승이 절실했다.LG와의 3연전을 치르는 이승엽 감독은 특히 비장했다. 지난 12일 "모두가 라이벌이지만, 특히 (잠실 라이벌인) LG전에는 팬들의 몰입과 응원이 크다. 지난해 우리가 크게 열세였다"고 돌아봤다. 이승엽 감독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두산은 LG와의 상대 전적(5승 11패)에서 크게 밀렸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상대 전적 우세(승률 0.648)를 보이다, 2022년(6승 10패)에 이어 2년 연속 밀린 것이다. 14일 경기 전에도 LG를 의식하는 말을 여러 번 전했다. 지난해 LG전 열세가 이 감독에게 큰 부담인 듯했다. 그는 "LG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꼭 우세 시리즈를 거두겠다"고 밝혔다.라인업에서 승리 의지가 감지됐다. 이승엽 감독은 팀 내 타율과 홈런 1위 강승호를 프로 데뷔 첫 4번 타자로 기용하면서, 간판타자 김재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파격 라인업을 꺼냈다. 염경엽 감독도 오지환을 대신해 구본혁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해민을 8번 타순으로 내리는 등 공격력 향상을 꾀하려 했다. 염 감독은 "타순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이 정도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LG는 1회와 2회 초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으로 앞서갔다. 두산은 2회 말 선두 타자 양석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LG의 5선발 투수 손주영의 개막 후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이후 2사 3루에서 전민재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두산은 3회 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만루에서 박준영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상대 포수의 패스트볼과 내야 실책으로 2점을 더 달아났다. LG도 지지 않고 7회 초 김현수와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로 5-4로 추격했다. 그러자 7회 말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과 조수행의 번트 안타에 이은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8회 말에는 대타 김재환의 쐐기 2루타와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99개)를 기록한 두산 선발 투수 김동주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LG와 첫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시즌 성적 9승 11패를 기록, 공동 5위인 LG와 한화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1루 관중석을 가득 채워준 팬 여러분께 우세 시리즈를 안겨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뜨거운 함성에 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9승 10패 1무)이 무너졌다. LG는 이번주 KIA 타이거즈전 스윕패를 포함해 1승 5패로 부진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4.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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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캠프 마친 이숭용 감독 "큰 부상 없어 만족, 전쟁 대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SSG 랜더스가 미국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3일 귀국한다.이숭용 SSG 감독은 구단을 통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팀을 잘 이끌어줬고, 중간급 선수들도 본인들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어린 선수들은 연습량을 많이 가져갔는데 잘 따라와 줬고, 무엇보다 선수단에 큰 부상이 없어 만족스럽다"고 총평했다. 이어 "2차 캠프 역시 부상 방지가 첫 번째 목표다. 전쟁에 대비하는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 대만 캠프에서는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게임 전술이나 전략적인 부분들을 많이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캠프 최우수선수(MVP)는 투수 이로운과 야수 안상현이 뽑혔다. 이번 캠프에는 이숭용 감독의 제안으로 선수들이 선정한 '선수 MVP'가 신설됐는데 안상현이 야수 MVP에 이어 다시 한번 선정됐다. 이숭용 감독은 "투수 MVP와 야수 MVP는 코칭스태프에서 선발했고, 선수들이 뽑은 선수 MVP는 원팀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고참들에게 직접 뽑아볼 것을 제안했다"며 "로운이는 캠프 기간 내내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함께 남다른 노력을 하는 것이 보였다. 상현이는 캠프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많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본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선수 모두 기량면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흡족해했다. 투수 MVP에 선정된 이로운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열심히 한 만큼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피칭 디자인을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그런 부분이 생각한 대로 잘 진행됐고, 구위와 구속도 괜찮았다. 2차 캠프에서도 부상 없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야수 MVP와 선수 MVP 모두 차지한 안상현은 "코치님들과 고참 형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연습량이 자신감과 비례하여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 2차 캠프에서도 다치지 않고 실전 감각을 익히며 시즌까지 좋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차 캠프를 마친 SSG는 오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대만 자이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하며, 이숭용 감독을 포함한 18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15명, 포수 3명, 내야수 8명, 외야수 6명 등 총 32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실전 감각 및 전력 점검을 위해 대만 프로야구팀과 총 6차례의 연습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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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에 김민식 그리고 '외부 수혈'까지…총성 없는 SSG '포수 전쟁'

"프로 선수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포수 김민식(35·SSG 랜더스)이 팀 내 포지션 경쟁을 두고 한 말이다.SSG는 2월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17명)와 선수단(41명)을 포함해 총 58명이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포수 포지션이다.SSG는 '포수 부자'다. 오프시즌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로 베테랑 이지영을 영입했다. 자유계약선수(FA) 김민식까지 팀에 잔류, 주전급 포수가 늘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선 지명권 2개로 박대온(전 NC 다이노스, 1라운드 지명)과 신범수(전 KIA 타이거즈, 3라운드 지명)를 데려왔다. 두 선수 모두 전 소속팀에서 1군 백업 포수로 경험을 쌓았다. 안방 뎁스 강화(선수층)에 집중한 SSG는 뜻을 이뤘다. 겨우내 변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이 방출돼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1군에서 통산 455경기를 뛴 이흥련은 은퇴 후 전력분석원으로 새출발한다. 경험 많은 두 명의 포수가 전열에서 이탈, 물음표가 찍혔는데 보강에 집중하면서 사용할 카드는 오히려 늘었다. 더욱이 팀 내 안방 최고 유망주 조형우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조형우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에 지명됐다.2022년 1군에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62경기에 출전, 입지를 넓혔다. 김재현 SSG 단장이 주목하는 '2024년 기대주' 중 하나다. 최소 5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구도. 일단 이숭용 SSG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 명단에 포수 4명(박대온·이지영·조형우·김민식)을 포함했다. 상황에 따라 2차 대만 캠프에선 포수 엔트리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묘한 경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김민식은 30일 출국 전 "프로 선수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예전에도 계속 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준비 잘해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주전 포수로) 살아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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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GG 볼거리 가득... 양의지·최정 9회 수상 도전+LG 1994년 기록 경신 도전

2023 KBO리그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도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우승팀 LG 몇 명 수상할까.2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LG는 12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배출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가 수상 후보로 올랐다. 지난 시즌 유격수 부문 수상자였던 오지환이 2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으며, 출루율과 득점 부문 1위에 오른 홍창기도 2년 만에 외야수 부문 타이틀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년 전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4시즌에는 포수 김동수, 1루수 서용빈, 2루수 박종호, 3루수 한대화, 외야수 김재현 등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 SSG 최정, 두산 양의지 수상하면 9회로 최다 수상 2위 등극이번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선수 중 최다 수상자는 8회 수상에 빛나는 SSG 최정과 두산 양의지다. 최정은 2011시즌 첫 수상을 시작으로 12시즌 동안 8번이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며 KBO 리그 최고의 3루수라는 수식어를 가지게 됐다. 최정이 수상할 시, 동일하게 3루수 부문에서 8차례 수상한 한대화(전 쌍방울)를 제치고 포지션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양의지 역시 9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포수로 7차례, 지명타자로 1차례 수상하며 지난 9시즌 중 1차례를 제외(2017)하고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됐다. 양의지 역시 수상 시 현재 포수 부문 7차례 수상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김동수(전 히어로즈)를 제치게 된다. 한편,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는 10차례 수상한 현 두산 감독 이승엽이다.▲ KBO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지명타자 부문 경쟁지명타자 부문은 후보 명단 선수들이 수상한 골든글러브만 17개에 달하는 KBO 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전쟁이다. KIA 최형우(6회 수상), LG 김현수, NC 손아섭(5회 수상), 롯데 전준우(1회 수상)에 KBO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은 없지만 대한민국 최고 타자 중의 한 명인 SSG 추신수까지 엄청난 이름값을 자랑하는 후보 명단이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누가 수상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다 득표-득표율 누구.최다 득표와 득표율의 영예를 안을 선수가 누구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키움 이정후가 총 313표 중 304표를 획득해 97.1% 득표율로 최다 득표-득표율의 주인공이었다. 역대 최다 득표는 2007시즌 두산 이종욱이 기록한 350표, 최다 득표율은 99.4%의 지지를 받은 2020시즌 당시 NC 소속이었던 양의지가 기록하고 있다.▲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을 선수는 누구일까.개인 첫 수상을 노리는 선수들도 있다. 2023시즌 홈런, 타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 4번타자’로 발돋움한 한화 노시환은 3루수 부문에서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며,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던 NC 박건우도 데뷔 후 15년 만에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또한 KBO 리그 데뷔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도 후보에 올랐다. 2023시즌 KBO MVP를 수상한 NC 페디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키움 후라도는 투수 부문 후보에 올랐고, LG 우승의 주역 오스틴도 1루수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SSG 에레디아와 NC 마틴도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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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방 수비 딱 1이닝...벤치 밀린 박세혁, KS 경험 발휘할 수 있을까

역대급 가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 다이노스. 마냥 웃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정규시즌 주전을 맡다가 포스트시즌(PS) 백업으로 밀린 박세혁(33) 얘기다. NC는 지난달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3-2로 승리, 원정에서 치른 2경기를 모두 잡고 한국시리즈(KS)에 다가섰다. 5전 3승제로 치른 역대 PO에서 1·2차전을 잡은 팀이 KS에 진출할 가능성은 88.2%다. NC 기세가 뜨겁다. 올가을 NC 안방은 김형준이 지키고 있다. 부상 재활 치료 탓에 정규시즌 막판에서야 1군에 합류한 선수지만,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 주전 포수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며 좋은 기운을 얻었고, 이번 가을에도 진격의 공룡군단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형준은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PO) 1~3차전에서 팀 수비 모든 이닝을 소화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는 홈런 2개를 치며 타석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강인권 NC 감독은 후반기 김형준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점을 주목하며 그를 중용했다. 정규시즌 내내 안방을 지킨 박세혁은 준PO에서 한 번도 포수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전력에서 제외된 모양새다. 이번 PS 첫 출전이었던 KT 위즈와의 PO 1차전 9회 말 수비에서 대수비로 나서 투수 김시훈과 호흡을 맞췄지만, 만루 위기를 막지 못했고, 다시 바뀐 투수 이용찬과 상대한 배정대에겐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투수의 실점을 포수의 리드 탓으로만 돌릴 수 없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서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달 31일 PO 2차전을 앞두고 박세혁 활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언젠가는..."이라고 말을 아끼며, 상황에 따라 쓰임이 있을 것'이라는 계획만 전했다. 선발 투수와의 궁합 등 다른 변수를 적용해도, 박세혁을 선발 포수로 쓸 의향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박세혁은 '포수 전쟁'이었던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NC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기간은 4년, 총액은 최대 46억원이었다. 하지만 NC 데뷔 시즌 불운이 이어졌다. 지난 4월 상대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의 폴로 스우 동작에 배트를 머리에 맞고 이탈했고, 8월엔 왼쪽 손목 건염으로 2달 동안 결장했다. 10월 초 복귀해 김형준과 안방 지분을 양분했다.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탓에 가을야구 주전에서 밀렸다. 두산 소속 시절 KS 우승(2019년)을 이끈 포수인 만큼 역량은 검증됐다. 다만, 김형준의 컨디션이 워낙 좋고, 팀은 변화가 불필요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가 그라운드에 자주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박세혁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올까. 박세혁은 있고, 김형준에게 없는 것은 바로 KS 경험이다. 준PO·PO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대. 박세혁은 두산 시절 19경기를 치렀다. 주전으로 나선 경기만 14번이다. 2019년엔 우승을 이끌었다. NC가 KS에 진출하면 박세혁에게 출전 기회가 올 수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두산)의 백업으로도 KS를 치른 경험이 있다. 사령탑 말처럼 그가 꼭 필요한 순간은 반드시 온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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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신(信)] 포수에겐 신뢰가 실력이다

야구에서 포수는 매우 특별한 표지션이다. 9명의 야수 중 유일하게 다른 동료 8명을 마주 보고 경기를 치른다. 다들 치열하게 뛰는 가운데 혼자 앉아 있다. 투수의 공을 안정감 있게 받아내는 동시에, 바로 앞 타자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또 멀리 주자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도 불린다. 앉은 채로 모든 플레이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감독과 코치가 있는 더그아웃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그들을 대신하기도 한다.업무가 퍽 고되다. 그라운드 중심(마운드)에 선 투수는 승부의 주인공이다. 포수는 사인 교환을 통해 투수가 던질 공을 정해줘야 한다. 개성 강한 주인공이 승리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공 배합)를 쓰는 막중한 역할을 포수가 맡는다.포수의 정신 노동만큼 힘든 게 육체 노동이다. 4㎏에 가까운 보호 장비로 중무장하고, 3시간 넘게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한다. 매일 100번 넘게 일어났다가 앉는 동작을 반복한다.'기록의 스포츠'라는 야구에서 포수의 활약은 수치로 나타내기 어렵다. 21세기 들어 세이버 메트릭스가 발달하면서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도록 잡는 포수의 기술(프레이밍, catcher framing)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포수는 감독이나 투수의 평가를 받는다. 기록보다 코칭스태프와 투수의 신뢰가 중요하다.포수의 가장 큰 덕목은 믿음을 얻는 것이다. 그가 요구하는 공이 최선의 선택이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져도 받아줄 것이며, 뛰는 주자를 잡아 주리라는 신뢰를 준다면 누구보다 가치 있는 포수일 것이다. 본지가 포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를 '포수의 신(信)'이라고 작명한 이유다. 야구 중계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히는 선수가 포수다. 그러나 그는 주인공이 아니다.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포수는 심지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포수의 역량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포수들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저 투수를 돕는 역할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투수가 좋은 기록을 세워도 포수는 투수에게 공을 돌린다. 본지가 인터뷰한 포수 중에는 “포수는 투수는 빛나게 해주는 자리”라고 말한 이도 있었다. 지금은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한 박세웅의 데뷔 첫 승(2015년 7월 15일 KIA 타이거즈전)을 이끈 포수 강민호가 누구보다 해맑게 웃으며 기뻐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런 자세가 투수의 신뢰를 얻게 한다.포수는 혼자 평가 받지 않는다. 투수와 배터리를 이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포수가 진짜다. 배터리는 '미국 야구 기록의 아버지' 헨리 채드윅이 1860년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졌다. 투수의 피칭이 미국 남북전쟁에서 포병대(battery)가 포격하는 모습과 흡사하다며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2인1조'에서도 조연인, 포수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본지는 조범현·김동수·박경완·진갑용·강민호·양의지 등 프로야구 41년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들을 만났다.야구인들은 포수의 중요성을 잘 안다. "좋은 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든다" "좋은 포수 없이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현장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현재 KBO리그 최고 몸값을 받는 것도 포수(두산 베어스 양의지, 4+2년 152억원)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포수 4명이 팀을 옮기며 총 338억원이 오갔다. 이쯤 되면 “야구는 투수 놀음이 아니라 포수 놀음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본지가 만난 포수들은 하나같이 “야구는 투수 놀음이 맞다”고 말했다. 뛰어난 포수일수록 자신을 낮췄다. 그래야 동료의 신뢰를 얻고, 그게 좋은 포수라는 걸 알아서일 터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가 공 배합이다. 그들의 제1 목표에 대해 포수들은 “정답이 없는 일이다.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연구해도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정답에 가장 가까운 선택을 하는 게 포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야구에서 가장 특별하고 이질적인 포지션인 포수. 본지는 한국야구 레전드 포수들을 찾아 그들의 직업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그들을 통해 투수를, 더 넓게는 야구를 보기 위해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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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때 인터뷰와 PS 직관 티켓, 김동헌의 사랑은 '찐'이었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동헌(18)의 리틀야구 시절 인터뷰 영상이 화제가 됐다. 2017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대표팀이었던 그가 영상에서 “이지영 선수가 롤모델”이라고 이야기한 게 주목을 받았다. 김동헌은 지난해 신인 지명 이후 줄곧 이지영(37)을 롤모델로 언급해 왔다. 일각에서는 키움의 지명을 받은 그가 선배에게 하는 립서비스라며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7년 전의 ‘증거’가 나오면서 김동헌은 억울함을 풀었다. 김동헌은 더 오래전부터 이지영에게 진심이었다. 김동헌은 “(2017년 당시) 팀 후배 아버님이 추억으로 남겨두자고 찍은 영상이었는데 인터넷에 퍼져서 부끄럽다”라면서 “포수를 처음 시작할 때 수비에 매력을 느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를 찾다가 이지영 선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게 아니고 오래전부터 내 롤모델은 이지영 선배님이었다”라며 활짝 웃었다. 수년이 지나 우상과 한솥밥을 먹게 된 김동헌은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자랑했다. 롤모델 옆에서 보고 배우는 것만큼 확실한 교육이 없다. 이지영은 선수단 누구보다 일찍 경기장에 나와 일과를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동헌도 그런 그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신인으로서 부족한 점은 많지만, 선배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보고 자신과 대조하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직관 경험도 김동헌에게 큰 도움이 됐다. 김동헌은 지난해 키움과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직관했다. 직접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표를 구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이지영의 플레이를 보고 응원하고 싶었다고 이야기기하기도 했다. “입단 전에 선배들의 열정과 팬들의 응원 열기를 직접 느끼고 싶어 직관을 갔었다”라고 회상한 그는 “올해 직접 뛰어보니 열기는 더 대단하더라. 팬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더 느낀다. 응원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롤모델 이지영과 지난해 추억의 가을야구 티켓. 김동헌은 이를 동기부여 삼아 프로에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올 시즌 56경기의 1군 경험을 쌓은 김동헌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포수에도 발탁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국가대표 포수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며 그의 가능성을 칭찬했다. 김동헌은 “국가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라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항상 경기 전에 기도를 한다. 이 자리(프로무대)가 모든 야구 선수들이 꿈꾸는 자리인 만큼, 내가 그 사람들의 마음까지 같이 안고 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경기에 임한다”라면서 “국가대표의 무게와 책임감은 더 크다. 간절한 마음으로 뛰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3.07.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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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FA 이적생 퍼포먼스? 채은성 단연 최고...강견 잃은 엘·롯 포수

지난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이었다. 가장 마지막(3월 27일)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정찬헌까지 포함, 총 803억 1500만원이 오갔다. 보상액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이적도 유독 많았다. 포수 전쟁이 이를 주도했다. 2020시즌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고, KIA 타이거즈 주전 포수였던 박동원이 LG 트윈스, LG 트윈스 안방을 지켰던 유강남은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양의지 부재를 메웠던 박세혁은 NC로 갔다.이밖에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후예인 김상수가 KT 위즈, ‘소리 없는 강자’ 노진혁이 롯데, LG 타선 핵심 선수였던 채은성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활발하게 이동한 덕분에 순위 경쟁 판도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개막 한 달이 지나고, 어린이날 시리즈를 맞이한 KBO리그. 주요 이적생들의 퍼포먼스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일간스포츠가 개막 전 해설위원 8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베스트 이적생’ 1순위로 꼽힌 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5일 기준으로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305·5홈런·24타점·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859를 기록했다. 타점은 에디슨 러셀(키움)에 이어 2위다. 득점권에서 타율 0.333를 기록하며 타선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최근엔 기복이 있다. 다른 한화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 또는 회피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노시환, 정은원, 김인환 등 한화도 성장 중인 선수들이 많다. 채은성 가세 효과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두산전에서는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치며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 5홈런. 리그 2위 기록이다. 152억원(기간 4+2년)에 두산에 복귀한 양의지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까지 소화하며 몸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타율(0.277)과 장타율(0.373)이 그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주 임무인 안방마님 역할을 예상대로 잘 해내고 있다. 두산이 팀 선발진 평균자책점 2위(3.01)에 오른 건 그의 지분이 크다는 평가다. 6년 차 곽빈의 각성, 신예 김동주의 1군 안착을 이끌고 있다.박동원은 ‘공격형 포수’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 홈런 5개를 치며 이 부문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 구창모·구승민 등 리그 대표 선발 투수와 셋업맨을 공략해 만든 결과다. 유강남도 타율(0.230) 홈런(1개) 등 타격 수치는 다소 아쉽지만, 3~4월 팀 1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나균안·김진욱 등 롯데 마운드 기대주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다만 두 포수는 나쁘지 않았던 도루 저지 능력이 저조하다. 박동원은 17.9%, 유강남은 13.0%에 그치고 있다. 유강남은 2021시즌 23.0%, 박동원은 2022시즌 35.5%를 기록한 바 있다.포수 전쟁을 이끈 한 명인 박세혁은 19경기에서 타율 0.183를 기록했다. 4월 7일 키움전에서 안우진을 상대로 홈런을 치는 등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상대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헛스윙한 배트에 뒤통수를 맞아 휴식기를 보낸 뒤 타격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알짜배기’ 유격수 노진혁은 24경기에서 타율 0.270, KT 새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타율 0.233를 기록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는 5경기에서 7점(7.17)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화로 컴백한 이태양은 불펜 투수로 나선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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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4월 최고 투수는 4파전…4승 나균안 VS 46K 안우진

2023 KBO리그 개막 첫 달(4월) 최고 투수는 사파전 양상이다. 2명이 새 얼굴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1일 개막한 KBO리그. 4월 마지막 주말 3연전이 진행 중인 현재, 많은 스토리가 쏟아지며 야구팬에 설렘을 줬다. 2년 차 투수 문동주가 역대 국내 서수 최고인 시속 160.1㎞/h를 쏘며 ‘광속구’ 전쟁에 불을 붙였다. 개막 전 하위권으로 전망됐던 롯데 자이언츠는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1위에 0.5경기 차 밀린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그 대표 타자 이정후·강백호의 부진은 예상 밖이다. 리그 에이스 경쟁은 어떨까. 국내 투수 2명, 외국인 투수 2명이 돋보였다. 지난 시즌(2022)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연말 시상식 최고 투수상을 휩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도 막강하다. 그는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46개. 평균자책점은 2위, 탈삼진은 1위다. 시속 150㎞/h 중반 강속구를 어렵지 않게 뿌리는 투수다. 6~7회도 쌩쌩하다. 경기 체력 안배가 익숙해졌다. 올 시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마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슬라이더보다 구속은 느리지만 낙차가 큰 공을 던진다. 최근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의 결정구로 주목받은 스위퍼와 흡사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겨우내 수직 무브먼트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평균자책점 1위는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다. 등판한 5경기에서 0.58을 기록했다. 자책점 2점 이상 기록한 등판이 없을 만큼 기복이 없는 투수다. 이 페디의 결정구가 바로 스위퍼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마치 빗자루처럼 휩쓸고 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구종 이름. 페디는 현재 리그에서 이 공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LG 트윈스를 제외하면 상대한 타선의 공격력이 원래 안 좋거나, 폼이 떨어졌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에이스로 거듭난 전 포수 나균안(롯데)이 아닐까. 그는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하며 박세웅과 댄 스트레일리가 부진한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28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3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나균안은 2017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포수로 입단했다. 무려 1라운더였다. 그런 안방 유망주가 2020년부터 마운드에 설 준비를 했고, 2021년부터 투수진 전력이 됐다.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1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올 시즌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나섰다. 묵직한 직구에 제구가 가미되며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 됐다.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의 페이스도 좋다. 나균안과 함께 다승 공동 1위(4승)에 평균자책점(1.53)도 5위 이름을 올렸다. 27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3시점을 기록, 상대 에이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위 맞대결에서 제 몫을 하며 LG의 1위 탈환에 기여했다. 네 투수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나란히 투수 1~4위에 올라 있다. 안우진이 1.96, 나균안이 1.81, 페디가 1.59, 플럿코가 1.39다. 국내 투수들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점, 페디와 나균안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해 시선을 모은 점이 고무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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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양의지·최재훈·박세혁…포수 왕국이 만든 동료애

전쟁 같은 경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동지애가 있었다.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입단식에서 박세혁(33·NC 다이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양의지는 “최재훈(34·한화 이글스), 박세혁, 김재환(35·두산)과 어렸을 때 함께 고생했다. 그중 셋이 (좋은 FA 계약에 성공해) 잘 됐다”며 “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내가 두산으로 돌아왔고, 세혁이는 NC로 갔다”고 돌아봤다.양의지·박세혁·최재훈은 한때 두산에서 무한 경쟁을 펼쳤던 사이다. 2010년 경찰청에서 제대한 양의지가 먼저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역시 경찰청에서 돌아온 최재훈이 2012~2013년 백업 포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2016년부터는 상무에서 전역한 박세혁이 백업 포수를 차지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두산은 ‘포수 왕국’의 전통을 이어갔다.후배들에게 양의지는 암초였을 수도 있다. KBO리그에서 포수는 귀한 자원이다. 다른 팀이었다면 주전이었을 그들이 양의지의 위상에 눌렸다.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다. 실제로 최재훈은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바로 주전 포수가 됐다. 박세혁 역시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 이후 두산의 붙박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올겨울 양의지의 FA 계약 때도 세 사람은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됐다. 당초 양의지의 행선지가 한화와 두산으로 좁혀졌다. 어느 팀에 가든 주전 포수로 있는 후배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결국 그가 두산으로 향해 박세혁은 밀려나는 모양새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계약 액수(총액 46억원)는 작지 않았지만, FA 시장에서도 ‘양의지의 백업’이 된 모양새가 됐다. 그런데도 세 선수는 서로 격려하고 뭉쳤다. 최재훈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지 형은 두산 시절부터 많은 걸 가르쳐주고 도와줬던 선배"라며 “내가 FA 계약을 맺었을 때도 의지 형이 가장 기뻐했다. 나 역시 의지 형이 처음 FA 계약을 하실 때 ‘역시 형은 될 줄 알았다. 최고의 선배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최재훈은 양의지의 한화 이적설에 대해서도 “팀에 서운하면서도 내가 못 했기 때문인 걸 인정했다. 의지 형한테도 '내가 잘했다면 형 이야기가 안 나왔을 것이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세혁이가 잘 됐으면 했다. 그 이후 NC가 세혁이를 잡는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다. 우리 모두 성공하고 나니 함께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돌아봤다.양의지는 “세혁이도 남고 싶어 했는데 두산을 떠나돼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 넌 아직 젊으니 더 잘해서 두 번째 FA 때 더 좋은 계약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혁이도 '같이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FA 갈림길에서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는 "몸 관리를 잘해서 계약이 끝나는 2028년(41세 시즌) 이후에도 3년 정도 더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23.01.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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